[펌글] 파제로와 갤로퍼 이야기

Posted at 2009. 2. 9. 12:35 // in 갤로퍼 이야기 //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동호회 까페에서 보고, 갤로퍼가 이런 차였구나 알 수 있는 좋은 글이라서 스크랩 차 작성합니다.
원본글은 누가 작성을 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원본글 작성자가 이 글을 보시게 되면 알려주세요.




이제 얼마 후면 미쓰비시자동차가 정식으로 국내에 들어옵니다. 미쓰비시는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나라죠. 이번에 들어오는 차가 4세대 파제로와 랜서에볼루션(란에보)으로 알고 있는데, 최초의 국산모델 자동차인 [포니]는 바로 이 랜서(1세대)의 플랫폼과 엔진을 사용했었습니다(디자인은 쥬지아로 디자인이지요).

파제로는 한때 제 드림카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파제로가 나왔을때의 미쓰비시는 아마 역사상 최고일 호황을 누릴 무렵이었죠. 일본 거품경제가 최고까지 올라갔을 무렵이었고, 파제로라는 모델 자체가 일본 SUV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미쓰비시가 이러저러한 악재를 거치면서 쇠락해서, 이제 자기가 가르쳐준 현대에도 못미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같이 개발한 월드엔진(세타엔진)계획에서 현대에 뒤져, 현대에 로얄티까지 물고있죠), 그 미쓰비시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니 참 기분이 묘하네요. 과연 어느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지도 궁금하고..

이 글을 쓰기위해 일본의 파제로 동호회들을 훑어보니, 그네들이 현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문자그대로 [애증이 교차하는] 시선이더군요. 엔진부터 플랫폼까지 몽땅 미쓰비시것을 가져다 쓰던 현대가(이루 셀수도 없죠. 포니시리즈, 싼타모, 초기형 소나타, 갤로퍼, 초기형 테라칸, 구형 그랜저, 초기형 포터 등등), 이제 미쓰비시에게서 독립해서 잘나가고 있으니 이를 질투의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있고, 마치 잘키운 자식이 잘나가는것을 보는듯한 시선도 보입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다만 어떤곳에서는 현대차의 디자인이 어떤차들과 비슷한지 사진으로 비교분석까지 해놨더군요. --;;

예전의 드림카였던 파제로를 중심으로, 그냥 제 감상을 끄적끄적 해볼까합니다. 단, 저는 그냥 차를 좋아하는 일반인일뿐이니 그쪽 전문가가 아니기때문에, 글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문가의 글이 아닌 걍 차 좋아하는 사람의 잡담정도로 봐주셔요~

파제로는 4세대까지 나와있지만,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것은 2세대 파제로까지이므로, 여기까지만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모두 제가 쓴 글이지만, 내용중 삽입한 사진은 일본의 위키피디아에서 퍼왔습니다. 저작권문제가 있을까싶어 사진을 옮기지못하고 링크만 해놓은 점을 양해바랍니다.


파제로 생산초기까지 파제로는 미쓰비시의 자체제작이 아닌, 기부현에 있는 자회사인 파제로제조 라는 회사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가 있는 마을은 마을인구의 90%이상이 이 회사사람이라네요.

초대 파제로가 나온것은 1982년입니다(이후 82년부터 91년까지 생산). 처음엔(당시분위기로서는 당연하겠지만) 오프로드용으로 출시되었죠. 4D55형 2300cc디젤(75마력-모든 마력표기는 그로스기준)과 디젤터보(95마력), G63B형 2000cc가솔린(110마력)의 승합차로 설정되었습니다. 숏바디로, 처음부터 메탈탑과 소프트탑 두가지로 출시되었구요.

1983년에 5인승승용모델이 나왔고, 가솔린터보(145마력)모델이 추가되었습니다. 참고로 판매량은 디젤타입보다 가솔린타입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승차감문제뿐 아니라, 당시의 일본의 분위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80년대는 일본의 황금기입니다. 거품경제가 폭발적이던 때이고, 문자그대로 일본전체가 흥청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요즘에는 볼수없는 온갖 실험적인(?) 차들이 마구 출시되던 때이기도 하고, 덕분에 동급차량들에 비해 고성능이던 파제로는, 초기 오프로드용으로 설정된 것과는 조금 다르게, 파워있는 SUV로 인식되게 됩니다.

헌데 다들 아시겠지만 당시의 디젤엔진은 진동이나 소음을 떠나 휘발유에 비해 파워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토크가 약간 높다고는 하지만, 동일 배기량기준으로 마력에서 워낙 차이가 났지요.

때문에 고성능을 중시한 휘발유버젼이 더 인기를 끌게 됩니다.또 당연히 초기 트럭분위기의 승합버젼의 판매는 미미해지고 승용버젼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지요.

아뭏든 이 시기에 파리다카르랠리의 양산차 무개조부문의 첫 도전에서 파제로는 그 부분 우승을 차지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이듬해부터는 시판차량의 강화판부분에 참가해서 우승행진을 이어가, 파제로의 명성이 확고해지게 됩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4/Mitsubishi_Pajero_LF.jpg/800px-Mitsubishi_Pajero_LF.jpg (사진참조)

1984년, 4도어 롱바디모델이 나옵니다. 롱바디는 7인승이자 3열시트를 접어 왜건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다목적차였습니다.

1985년, 디젤버젼에 오토미션을 추가.

1986년, 디젤엔진이 4D56형 2500cc짜리로 변경.

1987년, V형6기통 6G72형 3000cc가솔린엔진(150마력)에 후륜에 3링크서스펜션을 가진 버젼이 등장, SUV의 고급화노선의 선두주자가 됩니다. 당시까지 SUV는 아직까지 [트럭]개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매니아들의 힘을 받아 파제로가 고급SUV노선을 시작한거죠. 그 고급형 그레이드의 이름이 바로 [EXEED 엑시드]입니다.

1988년, 디젤터보버젼에 인터쿨러를 추가해서 94마력으로 버젼업됩니다.

1989년, 가솔린차종이 모두 V6 3000cc로 통일됩니다. 또 이즈음부터 랠리를 위한 특별버젼이 출시되기시작하지요(랠리의 양산형부문은 몇대이상 양산형으로 팔린 차만 참가할수 있다는 기준이 있기때문에,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스페셜 버젼이 일반판매됩니다).

또한 이시기에 파제로의 수많은 파생형이 출시됩니다. 앞서언급한 일본의 버블붐을 타고 실험적인 차종이 쏟아지지요. 옵션으로 타이어자동공기압조정장치가 붙기도 하고, 기밀성을 극한으로 높인 어드벤쳐버젼(1호차가 영화배우 성룡에게 기증됩니다. 당시의 성룡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미쓰비시와 성룡은 밀월관계였습니다), 기계식 윈치를 장착한 버젼, 튜브를 달고 스크류를 장착한 수륙양용버젼, 타이어대신 무한궤도를 장착한 제설차버젼까지 등장합니다.

1990년, 롱바디모델에 오토미션이 추가됩니다. 또, 실내가 천연가죽으로 장식되고 차량본체가격만 당시 500만엔이 넘게 설정되었던 최상급 그레이드, Super EXEED가 출시됩니다(요즘 나오는 4세대 파제로의 일반가격이 200만엔정도입니다..).



이후 2세대 파제로를 만들면서 기존의 1세대 파제로를 들여와 1991년 10월에 출시된 것이 바로 현대의 [갤로퍼]입니다. 미쓰비시 4d56형 2500cc디젤엔진을 들여와 D4BX라는 이름으로 국산화하고, 마찬가지로 미쓰비시의 초기형 수동미션을 장착했죠. 외에 V6 3000cc가솔린엔진도 들여왔습니다.

파제로자체가 뛰어난 모델이었던 만치, 당시 국내실정을 생각할때 이를 들여온 것은 탁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까지 투박한 구형 코란도가 SUV를 대표하던 시절에 나름대로 뛰어난 엔진에 부드러운 디자인의 갤로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지요.

다만 아쉬운 점은 분명 몇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대표적으로 5도어모델의 테일게이트문제입니다. 파제로초기형을 판형 그대로 들여오면서, 좌측통행은 일본에 맞춰 왼쪽에서 열게되어있는 테일게이트를 전혀 수정도 하지않고 그대로 들여왔습니다. 우측통행인 우리 실정에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좌측으로 열리는 테일게이트에서 물건을 꺼내려면, 분명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당시 현대정공의 기술력 문제라면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나온 갤로퍼2는 플랫폼은 갤로퍼1(파제로 초기형)과 동일하지만, 외부디자인은 국내에서 한 차량입니다. 이를 행할수 있으면서도 문을 좌우로 바꾸지 못한다는 것은 성의부족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네요.

또 아쉬운 것은 미쓰비시의 명품중 하나인 6G72 V6 3000cc엔진을 들여와놓고도 이를 LPG로 사용하는 일을 벌였다는것..(이건 국내 세제상의 문제니 현대측 잘못은 아니겠지요).

또 파제로의 최고급모델인(위에 가격보셨죠) Super EXEED라는 이름을 롱바디 모델의 일반명사로 사용하는 망언(파제로 팬입장에서 보자면..)을 벌였다는 것. 거기에 롱바디밴모델도 EXEED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파제로의 최고급그레이드를 화물차로 만들었다는것..(차라리 이름을 바꾸던지.. 외부에 커다랗게  EXEED라고 마킹까지 해놓고..ㅠㅠ).

거기에 분명 파제로에 후륜3링크서스버젼이 존재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고 트럭에 주로 사용하는 구형 판형스프링을 사용했다는점(당시 갤로퍼를 승용형 SUV로 광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때 들여온 미쓰비시의 2500cc엔진을 주구장창 오래오래 사용했다는 점.. 물론 좋은 엔진을 개조해가면서 오래 사용하는것 자체가 결코 나쁜일은 아닙니다. 독일차들도 괜찮은 엔진이 하나 나오면 이를 개조하면서 오래 사용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미쓰비시의 4D56의 베이스가 된 4D55엔진은 분명 나쁜 엔진은 아니지만, 그렇게 뛰어난 엔진도 아닙니다. 미쓰비시역시 93년에 다른 엔진으로 교체하게 되지요. 또 사용하는 동안에도 엔진용량을 바꾸는등, 대규모 개조를 해가면서 사용했습니다. 더구나 파제로는 디젤이 아닌 휘발유버젼이 메인이었지요.

하지만 현대는 이 엔진을 들여와 참으로 다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갤로퍼는 물론 포터에도 사용하고, 커먼레일을 올려 초기형 테라칸과 쏘렌토에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4D55엔진이 80년무렵에 만들어진 엔진이니, 무려 30년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엔진용량한번 안바꾸고 주구장창 사용하는 건 알뜰하다고 해야하나..

만약 현대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2900cc J3엔진을 얻지않았으면..아마 카니발에도 이걸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J3엔진은 상당히 뛰어난 엔진입니다. 기아가 망하기 직전에 만든 엔진으로, 현대가 이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암튼 현대답게 커먼레일을 얹어서 카니발과 테라칸에 이어 아직까지도 그랜드카니발에서 울궈먹고 있습니다만..

암튼 앞서 적었듯이 좋은 엔진을 계속 사용하는건 나쁘지 않습니다만, 4D55엔진의 문제점은 내구성과 매연입니다. 더구나 현대가 이걸 어떻게 국산화했는지는 몰라도, 갤로퍼엔진은 퍼지기로 유명했죠(워낙 부품값이 싸서 인기를 좋았지만..).

갤로퍼는 개조한 갤로퍼2는, 파제로1세대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즉, 갤로퍼1와 갤로퍼2는 외형만 다른 동일한 차입니다. 다만 후기에 들어가 서스펜션이 일부 교체되죠. 1세대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갤로퍼2의 디자인은 파제로 2세대의 디자인을 참고로(라고 쓰고 [베껴]라고 읽습니다) 했습니다. 아래에 나올 파제로 2세대 사진을 참고하세요. 디자인때문에 혹시 파제로 2세대플랫폼이 아닌가..싶었는데 역시나 아니더군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초대 파제로를 국내에 들여온 차종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코란도 패밀리죠.

코란도 패밀리는 당시 숏바디위주이던 SUV계에 롱바디모델을 선보여 한동안 인기를 끌었었죠. 갤로퍼 롱바디에 밀려버렸지만..

코란도패밀리는 숏바디 구형 코란도와 디자인이 아주 다르죠. 저는 그래도 숏바디 구형 코란도를 늘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려고 자료를 모으다보니 일본자료에 여기에 대한 내용이 나오더군요. 국내의 글 어디에서도 코란도패밀리의 플랫폼에 대한 글이 없다 했더니..

암튼 코란도패밀리는 파제로의 롱바디모델을 플랫폼그대로 들여온 차입니다(즉, 코란도패밀리와 갤로퍼롱바디모델은 형제차인셈입니다). 외부 모양이 다른것은, 파제로의 파생모델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었죠.

다만, 갤로퍼와 다른점은, 엔진과 미션까지 그대로 들여온 갤로퍼와는 달리 패밀리는 엔진과 미션은 별도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동아자동차의 재정형편이라든지 협력관계의 복잡성때문에, 덕분에 패밀리는 아주 다양한 구성을 가지게 됩니다.

즉, 이전 구형구란도는 미국 AMC사의 구형플랫폼을 사용하면서 기존의 국산 엔진과 일본 이스즈사의 엔진과 미션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이스즈와의 협력관계가 복잡해지면서 패밀리는 여러가지 버젼을 가집니다.

처음 1988년에 출시된 코란도패밀리에는 흔히 엘프엔진(4BA1)이라고 불리는, 미국 AMC사와 제휴로 만든 2.2리터디젤엔진에 구형 미션을 장착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플랫폼과 잘 맞지 않자, 이스즈사로부터 C223엔진과 이스즈 미션을 수입해서 장착합니다.

헌데 이것이 물량이 딸렸는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중간에 푸조사로부터 RV엔진이라 불리는 엔진을 수입해서 장착합니다.

이것때문에 문제가 생겼는지, 이스즈와의 계약관계가 파기되면서, 이어 대우에서 만든 바네트엔진에 국산 통일미션이라는 미션을 달아 판매합니다.

패밀리는 고장도 많고, 고치기 힘든차로 유명했는데, 그 악명이 제일 높았던 것이 바로 이 조합이었습니다. 엔진도 퍼지기 일쑤에 미션에 문제가 많아 같은 엔진에 미션만 이스즈미션으로 바꾸어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다시 이스즈엔진을 도입해서 사용합니다.

결국, 4가지 엔진에 3가지 미션의 조합이 존재하는 상태인데.. 이중 푸조엔진과 이스즈미션의 조합은 아주 훌륭했는지, 상당한 명품이었다고 하네요.



다시 파제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어 1991년에 2세대 파제로가 나옵니다(1991년~1999년까지 생산). 2대째 파제로는 미쓰비시가 사운을 걸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에 오랜동안의 테스트를 거쳐 만들었습니다.

사실 2대째 파제로는 초대 파제로가 나온 1982년부터 기획되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발기간이 길어진 이유는, 처음 파제로가 나왔을 당시 판매량이 매달 수백대수준의 초라한 수준이었기에, 처음에 파제로는 초대를 끝으로 단종이 고려되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2대째의 기획도 지지부진 단계였는데, 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RV붐]이라 불릴정도로 갑작스레 SUV의 엄청난 인기와 함께 초대파제로의 생산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번에는  [2세대무용론]이 대두되면서 그냥 초대파제로를 개조해서 나가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우여곡절끝에 나온 2세대 파제로는, 일본에서 RV붐을 이끄는 대표적 차량이 되면서, 오늘날 파제로의 명성을 굳건하게 만든것이 바로 이 2세대가 됩니다.

2세대 파제로는 승용차들을 제치고 처음으로 신차월간판매대수 1위를 획득하는 위업을 세웁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d/d6/Mitsubishi_Pajero_001.JPG/800px-Mitsubishi_Pajero_001.JPG (사진참조)

갤로퍼를 몰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의 4륜변경은 아주 복잡했습니다. 일단 차를 세우고, 전륜의 허브를 교체하고, 차안에서 4륜으로 바꾸어야만 4륜변경이 가능했죠.

2세대파제로는 주행중에 구동방식을 변경가능한 슈퍼셀렉트4WD를 장착하고, 당시 타사대비해서 2배가량의 두께를 가진 도어임팩트바를 장착하고 외부에도 고강력강판을 장착하는 바람에 초대보다 중량이 크게 증가합니다.

기본엔진은 초대의 것을 약간 개량한 6G72형 V6 3000cc(155마력-이 엔진은 당시 미쓰비시의 대표적인 엔진으로, 데보니아(그랜저)등에 탑재되는 엔진입니다)과, 역시 초대의 것을 약간 수정한 4D56형 2500cc디젤(105마력).

1993년에는 엔진을 교체해서, V6 3500cc 6G74(230마력)과 직분사 2800cc인터쿨러디젤4M40(125마력)이 됩니다.

엔진이 파워업된만큼 미션도 교체되고, 엔진무게가 늘어난만큼 프레임역시 추가됩니다. 차고도 1인치정도 높아지고, 브레이크용량이 커지고 ABS가 추가되어, 외관은 거의 같지만 성능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1994년에는 디자인을 특화시킨 여러 고급버젼들이 출시됩니다.

1995년, 2800디젤엔진에 전자제어를 추가해서 140마력으로 파워업.

1996년에는 청년층을 겨냥해서 4G64 직분사 2400cc가솔린엔진을 장착한 [루키-]버젼 추가.

1997년에 3500cc GDI 6G74엔진(245마력-나중에 초기형 에쿠스에 장착했다가 문제가 되었었던 엔진입니다. 엔진자체의 능력은 아주 뛰어난데, 문제는 고급휘발유전용이었다는 거죠. 시동꺼짐등 온갖문제를 일으키다가 결국 퇴출되었지만, 국내휘발유품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킨 엔진이죠)추가.

또 이무렵 외부 철제범퍼(흔히 캥거루범퍼라고 불리는것)가 충돌시 위험하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ABS수지로된 가드를 대형화시켜 범퍼에 부착합니다(이 디자인이 갤로퍼2 디자인의 원형이 됩니다). 이와함께 강판의 구조도 대폭 변경하는 디자인변경을 행하지만, 이즈음부터 파제로의 인기가 점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즈음에, 파리다카르랠르의 새 규정에 맞춰, 6g74엔진을 기본으로 가변밸브를 장착하고, 4륜독립현가 서스펜션(전후 더블 위시본)을 장착한 특별버젼 [파제로에볼류션]이 한정판으로 판매됩니다. 즉, 기본의 파제로와는 엔진과 서스펜션모두 완전히 다른 특별버젼입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b/b4/Mitsubishi_pajero-evolution_I.jpg/800px-Mitsubishi_pajero-evolution_I.jpg (사진참조)

이 에볼류션이 엄청나게 매니악한 반응을 일으키며 매니아들을 이끌자(대중적인기는 크지 않았지만, 에볼루션매니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랜서와 란에보의 관계라고나 할까요. 이니셜D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란에보역시 대중적인기보다는 엄청난 매니아를 이끌죠).

1999년에 나온 3세대부터 파제로는 큰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먼저 프레임바디가 프레임과 모노코크를 혼합한 복잡한 바디(미쓰비시는 프레임바디라고 주장하는데.. 동호회에서는 모노코크로 보더군요)로 바뀌게 되고, 중형급이던 차체가 대형급으로 증량되지요. 그래서인지 파제로매니아들은 3,4세대보다 1,2세대를 더 좋아하는듯 싶습니다.


여기서 한마디 안할수가 없는것이.. 파제로 에볼루션과 갤로퍼 이노베이션의 관계입니다.

이 사진은 다들 잘 아실 갤로퍼 이노베이션입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6/Hyundai_Galloper_front_20070925.jpg/800px-Hyundai_Galloper_front_20070925.jpg (사진참조) 

보시면 아시겠지만 두 차종은 아주 쏙 빼닮았습니다. 문제는 초대 파제로 에볼류션은 수출한 적이 없고, 당근 현대가 도입한게 아니라는 거죠. 즉, 베낀겁니다.

당시야 디자인 베끼는게 일반적이던 시절이고, 미쓰비시도 암묵적으로 양해해준듯 하니(이 문제에 대해 미쓰비시가 공식항의한 기록이 없네요. 동호회들에서 비꼬듯이 사진으로 비교하고만 있고..) 뭐라할수야 없겠죠.

다만 아쉬운 점은 파제로 에볼류션의 성격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파제로 에볼루션은, 기본 파제로에 비해 엔진은 물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시스템도 별개고 외형도 많이 다른, 이름만 비슷했지 거의 다른 차량입니다. 랜서와 랜서에볼루션의 관계와 비슷하지요. 파제로의 성능을 극한까지 올린, 파워업된 스페셜 버젼입니다.  더블위시본을 장착한 것으로 알수있듯이, 온로드에서의 슈퍼카를 목적으로 만든 차지요.

헌데 갤로퍼 이노베이션은, 멋진(개인적으로 디자인은 맘에 듭니다. 파제로 에볼루션역시 디자인적으로 칭찬받은 차량이었으니 뭐..) 디자인 외에 성능쪽으로는 손댄것이 거의 없습니다. 현가장치도 그대로, 엔진도 그대로. 멋지게 생긴 이노베이션이 덜덜거리며 검은 매연뿜으며 달리는걸 보면 참..--;; 거기에, 이노베이션의 90%이상은 밴차량으로 출고되었죠. 국내의 세제상 문제이니 현대의 책임 아니겠지만, 정말 에볼루션팬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정말 황당했을겁니다(동호회를 봐도 이노베이션의 외형만 화제가 되지, 그 실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더군요). 이왕 멋지게 이노베이션을 출시했으니 엔진이나 현가장치라도 좀 다르게 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거기에 이노베이션, 외형이 굉장히 튼튼해 보이는데 문자그대로 깡통이더군요. 주차하다가 옆에 살짝 부딪혔는데 깡통처럼 일그러졌다는..--;;


파제로 1세대를 도입한 것이 갤로퍼와 코란도 패밀리라면, 2세대를 도입한 것이 바로 테라칸과 쏘렌토입니다.

자료를 수집하면서.. 테라칸은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쏘렌토는 조금 의외더군요. 쏘렌토는 국산인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도입한 플랫폼이 파제로2세대의 숏바디모델이었던 모양입니다. 테라칸이 롤링이 심하다고 하더니(저는 아쉽게도 타본적이 없네요), 플랫폼상의 문제도 있었던가 봅니다.

테라칸은 참 아쉬운 차량입니다. 원래 현대의 갤로퍼 후속 차량계획에는, 온로드용 모노코크차량과 전문 오프로드용 프레임차량 두가지 SUV계획이 있었습니다. RV모델로 카스타와 조금뒤에 나올 트라제가 있었죠.

온로드용은 예상대로 싼타페가 되었는데, 문제라면 이즈음 국내에 SUV붐이 일었다는 겁니다. 버블붐으로 인한 향락용으로 일어난 일본의 SUV붐과는 달리, 세제상 문제로 생긴 붐이었다는게 조금 다르지만요.

거기에 기아와의 합병문제도 생겨서.. 파산상태의 기아를 살리기 위해 카스타를 기아에게 내주게 되고, 덕분에 모델라인업에서 부족해진 RV를 채우기위해 아직 테스트가 덜된 트라제를 앞당겨 내놓게 됩니다. 결과는..알려진대로 트라제의 불량건은 말이 많았죠. 새로나온 차를 엔진을 들어내는 리콜을 받게 되었으니..

거기에, 쌍용의 프리미엄급 SUV 렉스턴의 인기가 아쉬웠는지, 오프로드용으로 설정되었던 모델을 프리미엄급으로 바꾸어 출시하게 되죠. 그게 테라칸입니다. 각지고 터프한 이미지. 롱바디모델이니 오프로드와 잘 맞지는 않았겠지만, 프레임차체를 비롯해서 쇼바의 물렁함만 빼면 어느모로 보나 오프로드용 차죠. 또하나 아쉬운 점은, 거기다가 2500cc갤로퍼 엔진을 얹었다는 겁니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 렉스턴의 압승. 다만 나중에 j3 2900cc엔진에 커먼레일을 얹은 테라칸버젼은 상당히 훌륭했다고 하더군요. 초기의 인식을 뒤엎지 못했었던것 같습니다. 구렉의 경우 고질적인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브란자문제나 빅쉐이킹, 디스크열변형등, 더구나 어느하나 제대로된 수리가 불가능한 근본적인 문제였죠(브란자문제는 엔진자체의 문제고, 디스크열변형은 브레이크시스템자체를 교체해야만 근본적 수리가 가능했습니다. 빅쉐이킹역시 마찬가지). 성능보다는 오로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디자인때문에 인기를 누린것인데.. 저역시 현대에 불만은 많지만 좀 아쉬운 점입니다.

쏘렌토 역시 아쉬움이 많은 차량입니다. 요즘 중국회사가 우리나라 차량의 디자인을 흉내내서 여기저기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만.. 디자인 흉내에 대해 우리는 큰소리 내기가 좀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일웹에서 우리차중 디자인흉내에 대해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차가 몇가지 있는데, 바로 구형 카니발, 레조, SM5, 쏘렌토입니다. SM5야 닛산 티아나를 그대로 도입한것이나 마찬가지니 티아나와 닮은건 당연한데, 나머지는 좀 씁쓸하죠. 세계 디자인의 흐름을 따라가기때문에 유사해지는건 어쩔수없다고도 하지만, 닮은건 닮은겁니다.

이게 기아 쏘렌토입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b/b6/Kia_Sorento_front_20080213.jpg/800px-Kia_Sorento_front_20080213.jpg (사진참조)

그리고 쏘렌토가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말을 듣는 도요타 하리아(수출명 렉서스RX(1세대))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4/41/Toyota_Harrier_%28first_generation%29_%28front%29%2C_Kuala_Lumpur.jpg/800px-Toyota_Harrier_%28first_generation%29_%28front%29%2C_Kuala_Lumpur.jpg (사진참조)

다른 점이라면 하리아는 모노코크인데, 쏘렌토는 프레임바디라는 거죠(앞서 적은대로 파제로 2세대의 플랫폼). 쏘렌토 역시 앞서 적은 그 2500cc엔진을 얹어서 커먼레일과 VGT를 거쳐 요즘도 나오고 있죠. 나름대로 잘나간다고는 하지만, 몇년지나면 거의 예외없이 생기는 덜덜거리는 소음과 시커먼 매연은 참.. 쌍용 xdi엔진의 장점은 관리만 조금 신경쓰면 오래되어도 매연이 거의 없다는점 아닐까요.

거기에, 모양은 하리아와 거의 유사하지만(내장도 유사합니다), 근본적으로 모노코크와 프레임이라는 차이가 있기때문에, 내부공간이 하리아보다 훨씬 적습니다. 특히 2열시트가 아주 좁죠.

헌데 이 디자인을 가지고 쏘렌토를 외국 수출까지 많이 됩니다. 싼값에 렉서스를..이라고 사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까, 뭐 작전이 맞아떨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국내 전문가라는 분들중에 쏘렌토의 디자인을 칭찬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하리아와의 연관성을 의식하고 말씀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파제로(Pajero)는 북남미에서는 몬테로(Montero)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 스페인어로 마스터베이션을 뜻하는 속어은 [pajillero]와 창녀를 특하는 [palla]라는 단어를 연상시켜서 그런다는 군요. 또 영국에서는 [shogun]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파리다카르랠리에 출전하는 파제로는 파제로엠블렘을 제거하고 미쓰비시엠블렘을 달고 나간다고 합니다.

[펌]미쯔비시 파제로와 현대 갤로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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